겨레고전문학선집 4

나는 껄껄 선생이라오

양장 | 145×215 mm | 546 쪽 | ISBN 9788984281905

박지원의 문학과 사상을 볼 수 있는 글들을 묶었다. ‘총석정 해돋이’를 비롯한 시 13수,‘ 양반전’을 비롯한 단편 소설 10여 편, 새로운 문학관을 밝힌 글, 양반 사회의 모순을 비판한 사회 개혁 사상을 날카로운 붓으로 쓴 글들을 두루 읽을 수 있다.

청소년~어른

펴낸날 2004-11-15 | 1판 | 글 박지원 | 옮긴이 홍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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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문학의 정수를 모은 책, 《나는 껄껄 선생이라오》

이 책은 〈연암집〉에서 박지원 문학의 정수를 볼 수 있는 글 90여 편을 뽑아 엮은 것이다. '총석정 해돋이'를 비롯한 시 13수, '양반전'을 비롯한 단편 소설 10편, '북학의'등 문집 서문, 서자들을 등용하자는 상소, 노비를 없애자는 논문, 벗들에게 쓴 편지글 따위가 두루 들어 있다.
옛것을 흉내내지 말고 현재의 시를 써야 한다는 새로운 문학론과, 부자들의 토지 소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시대를 앞서간 위대한 거인을 만날 수 있으며, 아전들이 빼돌린 곡식을 채워 넣고, 굶주린 백성들에게 자기 녹봉을 헐어 먹이는 모습에서 어진 사람 박지원을 만날 수 있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진보주의자이면서 따뜻하고 소박하게 살다 간 연암 박지원, 그이는 자신을 일러 ꡐ껄껄 선생ꡑ이라고 했다.

글쓴이 박지원은 1737년에 나서 1805년까지 살았다.
반 남 박씨로 좋은 가문이었으나, 벼슬에 뜻이 없고 과거를 좋지 않게 보아, 신분을 벗어나 사람을 사귀며 공부를 하여 자신의 학문을 닦았다. 홍국영을 피해 황해도 금천의 연암골로 들어가 살며, ‘연암’이라는 호를 가지게 되었다. 쉰 살 넘어 정조의 부름을 받고 선공감역, 안의현감 들을 지냈다.
홍대용과 깊이 사귀었고,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이서구 들의 스승이자 벗이었다. 문학, 철학, 사회 사상, 행정, 과학, 음악 따위 두루 학식이 깊어 뛰어난 글을 많이 써 당대 사람들뿐 아니라 후대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양반전’, ‘범의 꾸중’을 비롯한 단편 소설 십여 편, 시 사십여 수, 농업과 토지 문제를 개혁하려는 사상을 쓴 ‘과농소초’, 여러 가지 문학론과 사회 개혁 사상, 편지글 들이 《열하일기》와 《연암집》에 수록되어 있다.

옮 긴이 홍기문은 1903년에 나서 1992년까지 살았다. 벽초 홍명희의 아들이다. 중국과 일본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신간회 운동 들에 참여했다. 국어학 연구가 깊어 《정음발달사》를 냈으며, ‘조선학의 본질과 현상’라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1947년에 북으로 가, 김일성 대학 교수, 사회과학원 원장,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들을 지냈다.
《나는 껄껄 선생이라오》가 지닌 특별한 점 몇 가지

하나, 연암의 시를 홍기문의 번역으로 만날 수 있다!

이 책에는 ꡐ총석정 해돋이ꡑ를 비롯해 모두 10편의 시가 실려 있다. 홍명희 선생의 아들인 홍기문이 한시의 맛을 한껏 살린 우리 말로 번역해 놓아 문장가로서의 연암을 새롭게 만나게 해 주고 있다. 연암의 글을 모아 놓은 정민 교수의 《책 읽는 소리》, 《비슷한 것은 가짜다》나 김혈조 교수의 《그렇다면 도로 눈을 감고 가시오》에는 들어 있지 않은 것이라 연암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퍽이나 반가운 글이다.
특히 ꡐ총석정 해돋이ꡑ는 보리에서 펴낸 리상호가 번역한 《열하일기》에도 실려 있어서, 두 가지 번역을 함께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있으리라 믿는다. 연암이 고루한 옛 문체를 버리고 새로운 문체를 쓰게 된 까닭을 알게 하는 '좌소산인에게'도 중요한 작품이다.
"내가 보았노라 세상 사람들이 / 남이 지은 글 칭찬하는 것을. / 산문은 으레 한나라에 비기고 / 시라면 당나라를 이끌어대겠다. / 같다고 말하니 이미 참 아니라 / 한나라, 당나라가 어디 또 있으랴? / 우리네 버릇이 전례를 좋아해 / 야비한 이 말도 이상할 게 없겠다." 연암이 주장한 법고창신의 정신이 이 시 한 편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압록강을 건너서 용만성을 바라보고〔渡鴨綠江回望龍灣城'나 '구련성에서 노숙하면서〔露宿九連城', '통원보에서 비에 막혀 묵으면서〔滯雨通遠堡〕', '[요동벌의 새벽길〔遼野曉行〕'은 박지원의 《열하일기》와 꼭 함께 읽어 보시라 권하고 싶다.

둘, 연암의 미학 사상이 잘 드러난 산문을 만날 수 있다!

《나는 껄껄 선생이라오》에는 시와 소설을 빼고 모두 69편의 산문이 실려 있다. 그 가운데 상당수의 작품에서 연암의 문학론을 엿볼 수 있다.
이 덕무의 시를 두고 상사람의 비속함과 시속의 일을 담고 있어 비루하다고 평하자 ꡐ무관의 시는 현재의 시다〔嬰處稿序〕ꡑ라는 글에서, ꡒ옛날을 본위로 삼아 지금을 본다면 지금이 참으로 비속한 것이지만, 옛 사람이 자기를 스스로 볼 때도 그 역시 자기를 꼭 옛날이라고 보지 않았다. 그 당시 보는 사람에게는 역시 지금일 뿐이다.ꡓ라는 말로 자신의 문학관을 피력했다.
또한 연암은 ꡐ예덕 선생전ꡑ에서 겉으로 드러난 지위나 계급을 넘어 사람이 지닌 인품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사람의 향기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를 이 짧은 소설에서 밝혀 놓고 있는 것이다.
" 본디 사람의 숨이 떨어지면 입 안에 구슬을 넣어 주는 것도 깨끗이 가란 뜻일세그려. 저 엄 행수가 똥을 지고 거름을 메어다가 그걸 업으로 사는 것이 지극히 깨끗지 못하다고 보겠지만 생활은 지극히 향기롭고, 몸을 굴리는 것이 지극히 더럽다고 보겠지만 의리를 지키는 점은 지극히 높은 것일세. 그 뜻을 미루어 생각건대 비록 굉장한 벼슬자리도 그를 움직이지는 못할 것일세."

셋, 연암의 실학 사상을 담은 산문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ꡐ 돼지 치는 이도 내 벗이라〔答洪德保書 第二〕ꡑ에서 연암은 홍덕보에게 이렇게 말했다. "무슨 일에서나 바른길로 인도해 준다면 돼지를 치는 종놈도 내 어진 벗이요, 의리를 가지고 충고해 준다면 나무하는 머슴도 내 좋은 친구일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내가 이 세상에서 친구나 벗을 전연 못 가진 것은 아닙니다."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누구에게라도 배울 수 있고, 누구와도 벗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연암의 생각이었다. 허례허식에 빠져 정작 취해야 할 것을 취하지 않고, 공리공담만 일삼는 당대의 양반들은 연암이 보기엔 명예와 잇속, 권세의 허망에 빠져 제대로 선비 노릇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 함양에서 벼슬을 사는 동안 새로 지은 흥학재에 쓴 기문 "흥학재를 지은 뜻〔咸陽郡興學齋記〕ꡑ에서 연암은, ꡒ만약에 농사짓고 누에치는 일을 흥성시키고 세금과 부역을 공평히 하면 도망가고 흩어졌던 사람들이 본래의 생업으로 돌아가서 인구가 저절로 늘어날 것이요, 따라서 군사 관계의 일을 정비하는 것도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소송 사건과 아전의 작폐도 번거로운 형벌이 없이 줄어들고 없어질 것이다. 그러니 무엇을 앞세워야 하겠는가? 교육을 가장 앞세워야 한다. 어떻게 앞세울 것인가? 자기 몸으로써 솔선 앞세워야 한다."고 썼다.
연 암은 농사가 잘 되고, 세금과 부역이 공평해야 백성들이 편하게 살 수 있다는 당연한 이야기를 하면서, 연암은 자신의 글과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 태도로 백성들을 다스렸다. '굶주린 백성이 살 길〔答丹城縣監李侯論賑政書'에도 이런 연암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

넷, 중세에서 근대를 꿈꾼 지식인 연암의 새로운 사상을 만날 수 있다!

연암은 백성들이 유리 걸식할 수밖에 없는 까닭을 부호들의 겸병과, 그 겸병을 방임하고 있는 법제상의 결함에 있다고 보았다. ꡐ부자들의 토지를 나누어 주어라〔限民名田議〕ꡑ에는 연암이 실시하고자 했던 토지 정책이 자세하게 담겨 있다. 정확한 수치를 동원해 주장의 정당성을 확보한 이 글은 명쾌한 논리를 지니고 있는 동시에, 핵심에 파고드는 확고한 설득력을 지닌 명문장이다.
ꡒ토지 소유를 제한한 이후라야 토지의 겸병이 그치고, 토지의 겸병이 그친 이후라야 산업이 균등해지고, 산업이 균등해진 이후라야 백성들이 모두 땅에 꽉 붙어서 각각 자기의 농경지를 경작하는 동시에 부지런하고 게으른 것이 드러나고, 부지런하고 게으른 것이 드러난 이후라야 농업을 장려할 수 있고 백성들을 교양할 수 있습니다.ꡓ
연암은 또, ꡐ화폐가 흔한가 귀한가〔賀金右相履素書〕ꡑ에, ꡒ이제 백성들이 걱정하는 문제와 나라의 중요한 계책이 오로지 화폐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외국과 배가 통하지 않고 국내에서도 수레로 왕래하지 않으니 만든 화폐가 그만큼 언제나 있을 것입니다. 국가에 있지 않으면 민간에라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국가나 민간이나 모두 돈이 말라서 위아래에서 쩔쩔매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재정 정책이 합당치 못한 까닭입니다.ꡓ라고 적어 놓았다.
화폐 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이며, 국내 물자를 어떤 식으로 유통시켜야 할 것인지에 대한 연암의 정책 제안서를 읽다 보면 연암을 일러 ꡐ시대를 앞서 나간 거인ꡑ이라 하는 까닭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적서 차별의 부당함을 밝힌 ꡐ서자는 부끄러운 자식입니까〔擬請疏通疏〕ꡑ 또한 연암의 근대 의식을 잘 보여 주고 있는 글이다.



다섯, 연암의 단편 소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유일한 책이다!

ꡐ허생전ꡑ이나 ꡐ양반전ꡑ, ꡐ범의 꾸중ꡑ 같은 소설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유명한 글들이다. 교과서나 개별 이야기만 따로 떼서 만든 단행본으로나 여러 가지 형태로 알려진 작품들이기도 하다.
이 세 작품에 비해서는 다소 덜 알려지긴 했지만 ꡐ방경각외전ꡑ의 소설들 또한 사회에서 배척받는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당대 양반 계급들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ꡐ열녀 함양 박씨전ꡑ은 수절을 강요하는 사회 세태에 대해 인간의 본성에 근거한 욕구를 긍정적으로 인정한 진보적인 윤리관을 담고 있는 글이다.
연암이 형식이나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써 내려간 소설 작품들은 그가 쓴 다른 편지글이다 문집 서문, 기문 따위들과는 또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소설 작품 곳곳에서 이야기 형식을 빌어 당대 사회를 비판하는 작자의 혜안과 문장력에 놀라게 된다.
내 하는 이 말을 조용히 들으라
총석정 해돋이
좌소산인에게
비가 잠깐 걷을 대 길을 가다가
농가
해인사
새벽에 길을 가다가
극한
산길을 가다가
압록강을 건너서 용만성을 바라보고
구련성에서 노속하면서
통원보에서 비에 막혀 묵으면서
요동벌의 새벽길
연암에서 돌아간 형님을 생각하고

양반이 한 푼도 못 되는구려
방경각외전 머리말
말거간전
예덕 선생전
민 노인전
양반전
김 신선전
광문자전
우상전
허생전
범의 꾸중
열녀 함양 박씨전

옛것을 배우랴 새것을 만들랴
중국에서 마음 맞는 벗을 사귀다
옛것을 배우랴 새것을 만들랴
어떻게 영숙의 길을 만류하겠는가
생활이 유익해야 덕이 바로 선다
보름날 해인사에서 기다릴 것이니
글은 뜻을 나타내면 그만이다
의인과 소인배
역관 보기 부끄러워
멀리 보이는 산에는 나무가 보이지 않고

말똥구리의 말똥덩이
파란 앵무새에게 말하노니
선비의 작은 예절
뒷동산 까마귀는 무슨 빛깔인고
사흘 읽어도 지루하지 않은 북학의
책을 빌려 주지 않는 사람들아
무관의 시는 현재의 시다
아침 나절에 도를 듣는다면
옛 사람을 모방해서야
내 책으로 장항아리를 덮겠구나
먹던 장도 그릇을 바꾸면 새 맛
몇백 번 싸워 승리한 글
밤길의 등불 같은 채

나를 비워 남을 들이네
제 몸을 해치는 것은 제 몸속에 있으니
백척오동각을 지어놓고
연암의 제비가 중국에서 공작새를 보았다
아침 연꽃, 새벽 댓잎
제 몸 혼자 즐기기에도 오히려 부족하다
곽공을 제사 지내며
다섯 아전의 큰 의리
천년 전의 최치원을 기리며
홍학재를 지은 뜻
바위에 이름을 새긴들
여름밤에 벗을 찾아서 놀다
사흘째 끼니를 거르고
겨울 눈 속 대나무
나를 비워 남을 들이네
내가 하나 더 있어서
늘그막에 휴식하는 즐거움
자고 나니 내가 없구나
나무가 고요할 때야 바람이 어디 있느냐
말머리에서 무지개를 잡으니
벗들과 술에 취해서

나는 껄껄 선생이라오
이름을 걸고 칼날 위에 서다
부자들의 토지를 나누어 주어라
서자는 부끄러운 자식입니까
천하 사람의 근심을 앞질러 근심하시오
화폐가 흔한가 귀한가
김귀삼의 살인 사건
장수원의 강간 미수사건
굶주린 백성이 살 길
나는 껄껄 선생이라오
혼자 억측하지 마십시오
머무르고 떠나는 일

돼지 치는 이도 내 벗이라
나더러 오랑캐라 하니
<열하일기>에 아직도 시비라니
웃음의 말
아이가 나비를 잡으려 하나
약하게 단단할지언정
이름을 숨기지 말고
도로 네 눈을 감아라
개미와 코끼리
평생 객기를 못 다스리더니
돼지 치는 이도 내 벗이라
출세한 벗에게 이르노니
나의 벗 홍대용

박지원 연보
박지원 작품에 대하여 - 김하명

원문 차례

미리보기 준비 중입니다.